<애니 홀>, "사랑은 비 이성적이다, 광적이다, 부조리하다" 자유연상을 사랑한 영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생각이 흐르는 대로 자유롭게 방치한다. 거리에 나가보면, 한창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그곳에 나와 있는 매춘부들에게 가까이 접근해 이 여자 저 여자를 집적저리다가 되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나에게 있어서 생각이란 바로 매춘부를 집적거리는 것과 같다.” 매춘부라는 단어에 기분 나빠하지 말기를. 단어를 컵라면으로 바꿔도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컵라면을 고르는 일에 긴장과 흥분이 고조될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행간의 핵심은 깊이에 함몰되지 않고 생각의 흐름을 유희한다는 것이다.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넘어가는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사유의 강에 몸을 맡기겠다는 말이다. 자유연상에 대한 예찬이다. 영화 도..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