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조 - 귀로 "먼길을 돌아 처음으로" 전주가 시작되자 주위가 고요해지는 것 같았다. 마음에선 어떤 감정이 한 움큼 고이다 사라지다를 반복했다. 노랫말이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나이든 여자의 목소리는 회한처럼 가늘게 떨리는가 하면 확신처럼 묵직하게 내려 앉았다. 그래서 더 쓸쓸했고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지난 2월, 데뷔 37년 만에 정미조가 신보를 내놨다. 앨범 제목은 '37년'. 타이틀곡은 '귀로'다. 귀로를 처음 듣고자 할 땐 이렇게 노래와 목소리에 마음을 뺐길 줄 몰랐다. 공백 기간이 내 나이보다 많은, 오래 전 가수인데도 창법이 상투적이지 않아 무엇보다 좋았다. 잘 다듬어진 가사도 좋았고 깊이 있게 떨리는 현의 배경도 귀를 사로잡았다. 가수의 세월과 목소리가 어우러져 이만한 작품이 나왔음이 분명하다. 이 노래는 당장 큰 주목은.. 더보기 이전 1 2 3 4 ··· 14 다음